기욤 아폴리네르#콜키쿰 꽃#1 [명시 산책] 기욤 아폴리네르 <콜키쿰 꽃> 콜키쿰 꽃 목장은 독이 있지만 가을에는 아름답다 암소는 풀을 뜯으며 서서히 중독된다 눈시울빛 라일락 꽃빛의 콜키쿰 꽃이 피어나고 너의 눈동자는 그 꽃과도 같이 눈시울을 닮아 가을을 닮아 자주빛이 돌고 내 생애는 너의 눈 때문에 자꾸만 중독된다 조끼를 입고 하모니카를 불며 애들은 떠들썩 학교에서 돌아온다 어머니 같은 또는 딸의 딸 같은 그리고 광풍에 흔들리는 꽃 같이 끔벅대는 네 눈썹의 색깔 같은 콜키쿰 꽃을 애들은 꺾어 든다 목동은 조용히 노래 부르고 암소는 느릿느릿 긴 울음을 토하며 가을 꽃 어설프게 핀 넓은 목장을 버리고 돌아간다 ―기욤 아폴리네르 Guillaume Apollinaire (프랑스, 1880-1918) 【산책】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그의 눈빛이나 그의 목소리가 매개체가 된다. 그의 눈.. 2020. 9.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