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뒷다리 구워먹으며#김영승#때려죽이고 싶도록 미운 나#진짜 자기 자신#반성#1 [명시 산책] 김영승 <개구리 뒷다리 구워먹으며> 개구리 뒷다리 구워먹으며 달빛 쏟아지는 수풀더미 옆 바위에서 불 지펴 개구리 뒷다리 구워 소주를 마신다 소금 뿌리면 맛좋은 살 어떤 아이가 개구리 잡아다 이곳에 버렸누 말라붙은 개구리 수풀더미 위로 던져 고수레 훠이 훠이 고수레 늙은 할아범처럼 젊은 아낙 머리 감고 몸 씻는 것 그네나 나나 피차 남부끄럽지 않은 건 샘터의 맑은 물 때문인가 달빛 때문인가 겨드랑 밑과 샅 여기저기 잘도 씻는다 다는 보일 수 없지만 조금은 보여주고 싶은 그 아낙의 마음 그 마음 또한 참 곱다 때려잡은 개구리 누군가를 이처럼 때려죽이고 싶도록 미워질 때가 오면 그 마음과 더불어 나는 죽어 버리리라 술병이 다 비기 전에 그 아낙 가지 말았으면 소금 발라 잘 구운 개구리 뒷다리 꽃 건네듯 먹으라고 건네면 도망갈까 지금 내가 줄 수.. 2020. 7.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