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페소아#알베르투 카에이루#양 떼를 지키는 사람#시인#목동#생각#감각#자각#슬픔#고요#저녁노을#밤#벌판#한기#자연#1 [명시 산책] 페르난두 페소아 <양 떼를 지키는 사람> 양 떼를 지키는 사람* 알베르투 카에이루* 1 나는 한 번도 양을 쳐 본 적 없지만, 쳐 본 것이나 다름없다. 내 영혼은 목동과도 같아서, 바람과 태양을 알고 계절들과 손잡고 다닌다 따라가고 또 바라보러. 인적 없는 자연의 모든 평온함이 내 곁에 다가와 앉는다. 하지만 나는 슬퍼진다 우리 상상 속 저녁노을처럼, 벌판 깊숙이 한기가 퍼질 때 그리고 창문으로 날아드는 나비처럼 밤이 오는 걸 느낄 때. 그러나 내 슬픔은 고요하다 그건 자연스럽고 지당하니까 그건 존재를 자각할 때 영혼에 있어야 하는 거니까 그리고 두 손은 무심코 꽃을 딴다. 굽은 길 저 너머 들려오는 목에 달린 방울 소리처럼, 내 생각들은 기뻐한다. 유일하게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기쁘다는 걸 아는 것, 왜냐하면, 몰랐더라면, 기쁘고 슬픈 대신.. 2020. 7.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