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페소아 #나는 탈주자#장소#존재#1 [명시 산책] 페르난두 페소아 <나는 탈주자> 나는 탈주자 나는 탈주자 태어나자마자 그들은 날 내 안에다 가뒀지. 아, 그러나 난 도망쳤어. 사람들이 만약 같은 장소를 지겨워한다면, 같은 존재는 어째서 지겨워하지 않는가? 내 영혼은 나를 찾아다니지만 나는 숨어서 피해 다닌다. 바라건대 그것이 절대 날 찾지 못하기를. 하나로 존재한다는 건 사슬. 나로 존재한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 나는 도망치며 살겠지만 제대로 산다. 1932. 4. 5 ―페르난두 페소아 Fernando Pessoa(포르투갈, 1888-1935) 【산책】 페르난두 페소아는 ‘나’라는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에 갖히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수많은 다른 이름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에도 자신의 본명 말고 닉네임으로 불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아마도 두 개의 삶, 혹은 여.. 2021. 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