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전염병#창작시#스무살#2020학번#1 [창작 시] 19 아들은 2020년 스무 살이 되고 그해 봄 대학에 들어갔다 다만 개학이 2주간 미뤄졌고 PC방에서 시간을 죽이는 것마저 지루해졌다 친구들은 졸업식도 입학식도 못한 채 꽃 한 송이 없이 방에 틀어박혔다 세익스피어 비극을 다 읽고 정의란 무엇인가 논쟁했지만 모든 게 외국으로부터 온 전염병 때문이었다 사이비 종교단체 집회를 다녀온 사람들이 서로를 전염시켰다 심판은 소리도 흔적도 없이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스무 살이 되면 행복한 인생과 작별한다 그리운 19 아들은 자기 스토리를 마르고 닳도록 래핑하면서 석 달 열흘을 보낸 뒤 대학 기숙사로 향했다 아내가 울었다 그녀의 기쁨이 끝났다 나는 언제나처럼 여기 없는 듯 모든 상황을 바라보았다 2020. 5.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