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빙하가 없다#심판#존엄#인간#창조#신#소소하고 달달한#빙하#1 [창작 시] 빙하가 없다 빙하가 없다 모든 시대에서 그랬지만 시인들에겐 자신의 시대가 가장 춥고 눅눅하고 병들었다 모른 척 정남향에 모여 햇볕 쪼이면 나을 텐데 비겁을 모르는 영웅들은 시대의 우울을 노래하다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검은 태양이 날마다 반복했다 뜨고 지고 뜨고 지고 배고프지 않지만 허기지고 헛헛했다 빠진 게 있었다 사랑? 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쉬운 결말 같았다 돈? 이라면 치명적이지만 좀 치졸했다 우리 삶에는 무엇이 없는가 삶 빼고는 다 있는 풍요 이건 사는 게 아니야, 자주 말할 수밖에. 도처에 죽음보다 못한 생이 널렸다 여자들은 발악하고 남자들은 자기 세상을 잃고 억울해했다 매일 싸구려 바나나를 먹으며 원숭이 시절로 돌아간 인간의 비참을 전했다 모든 시대에서 그랬지만 시인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자기 생도 그랬지.. 2021. 1.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