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미#햇빛따라가다#햇빛#마중#저물녘#햇살#햇빛#푸른연꽃#1 [명시 산책] 조용미 <햇빛 따라가다> 햇빛 따라가다 저물녘, 집으로 돌아오는 당신을 멀리까지 마중 나가보고 싶습니다 어스름이 깔린 집 근처의 나무들이 눅눅해지는 그곳으로 따스한 외투와 목도리를 두르고 차가워질 여윈 손은 주머니에 넣고서 조금 멀리, 당신이 오고 있을 푸른빛이 짙어서 깊어가는 어둑한 그 길을 따라 그런 날이 오겠지요 아마 오겠지요 그런 날을 기다린 줄도 모르게 햇살이 커튼 뒤에 불을 켜듯 화안하게 푸른 연꽃을 피워 올렸다 꺼뜨리는 저녁 무렵 하루가 열렸다 닫히고 또 열리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어쩌면 당신을 마중 나가는 일도 깜빡할 날들이 아마 오겠지요 그런 날들을 기다린 줄도 모르게 푸른 연꽃이 커튼 자락에 밤낮으로 세상에 없는 그 꽃들을 수미단에서처럼 크고 화안하게 피워 올리겠지요 햇빛이 그 일을 도와주겠지요 나는, 햇빛.. 2020. 7.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