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아#첫사랑#푸른 별#재#사랑과 죽음#1 [명시 산책] 정한아 <첫사랑> 첫사랑 한밤의 어둔 소나기 몰고 오는 중폭 된 침묵 한 방울의 죽음도 비참하지 않은 삶의 날카로운 틈에 죽음을 책갈피처럼 끼워 넣고 너는 그 페이지의 여백에 이상한 메모를 남겼다; 느닷없는 잡담과 심혈을 기울인 농담 계산되지 않은 서서 구조 지리멸멸한 반전의 연속 갑작스런 암시, 그러나 이 모든 엉성함을 뛰어넘는 후회 없이 깊은 폐광으로 떠난 잠수부의 위험한 영광에 찬 단 한 번의 모험 오랫동안 속으로 타오른 우리는 빛나는 한 덩어리의 광물이 되었으니 끝까지 더 끝까지 가장 뜨거운 별은 푸른 별 거기에 넣으면 재가 되리라 ―정한아 【산책】 첫사랑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사람을 기억하는가? 아니면 어떤 사건들을. 함께 걸었던 길들을, 맞잡은 두 손을, 함께 앉았던 벤치를, 버스 손잡이, 버스 자리, 버스 종.. 2022. 5.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