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진#친애하는 비애#비애#불#숲#심부름#죽음1 [명시 산책] 장수진 <친애하는 비애> 친애하는 비애 숲은 뒤집혀 불타고 불은 부리가 되어 탄 숲을 새의 눈 속에 넣고 날아갔다 돌아오기 위해 다만 무언가 죽여야 했어 심부름을 했지 불은 내 거야 ―장수진 【산책】 비애 : 슬플 悲 슬플 哀 ― 슬프고 거듭 슬프다 : 슬픔과 설움 예문) 그는 친구의 배신에 비애를 느꼈다. ★ 누군가 철저하게 배신하고 떠난 뒤 그의 슬픔은 불과 같이 타올랐다. 그의 슬픔은 저주였고, 죽음이었다. 숲을 온전히 다 태울 만큼 크고 거대한 분노의 파도가 마음을 뒤덮었다. 불붙은 마음으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었다. 피안을 향해 날아가는 새, 그러나 돌아와야 한다. 슬픔과 분노 뒤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무언가 죽여야 했어 다른 무엇인가가 그의 불 때문에 대신 죽어야 했다. 그의 슬픔은 다른 누군가의 죽음으로.. 2021. 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