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아#아름다움#바다#액자#지구#꿈#산호초#1 [명시 산책] 임솔아 <아름다움> 아름다움 바다를 액자에 건다. 바다에 가라앉는 나를 본 적이 있다. 팔다리가 부식되어 산호가 되어갔다. 허옇게 변한 사지가 산호들 사이에 갇혀 있었다 노랗거나 파란 물고기들이 주변을 배회했다. 저기 열대어가 있어, 스킨다이버들이 내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젖은 빵을 찢어 던졌다. 아름답다는 말을 산호 숲에 남겨두고 스킨다이버들은 뭍으로 돌아갔다. 나를 그곳에 둔 채 나도 꿈에서 빠져나왔다. 이곳을 떠나본 자들은 지구가 아름다운 별이라 말했다지만 이곳에서만 살아본 나는 지옥이 여기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나를 여기에 둔 채 나는 저곳으로 다시 빠져나가서 정육점과 세탁소 사이에 임대문의 종이를 쳐다보고 서 있다. 텅 빈 상가 속에서 마리아가 혼자 퀼트 천을 깁고 있다. 이 액자를 다시 바다에 건다. ―임.. 2022. 4.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