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아#두꺼비와 나#두꺼비#돌#고라니#1 [명시 산책] 임솔아 <두꺼비와 나> 두꺼비와 나 돌들이 일제히 쏘아보는 게 좋아서 밤마다 자갈밭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눈알만 번쩍거리는 건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다른 그림자 하나도 저기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힘껏 돌을 던집니다. 맞아도 꿈쩍 않는 게 좋아서 더 큰 것을 기어이 던집니다. 우리는 종이컵 전화를 하는 쌍둥이자리 같습니다. 삼백 살 먹은 은행나무 한 쌍이 흙탕물을 할짝할짝 나눠 마시고 있습니다. 굶주린 고라니 두 마리가 마을로 내려옵니다. 폭죽처럼 총성이 퍼져갑니다. 총성을 고라니들이 국물처럼 따뜻하게 얻어먹고 있습니다. 얼금뱅이 구름 그림자가 이곳에 얼굴을 내려놓습니다. 두꺼비 무늬를 성홍열처럼 모두가 나눠 가집니다. 내가 많아지는 게 좋아서 기어이 나는 커다래.. 2022. 5.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