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체#1 [명시 산책] 이이체 <인간은 서로에게 신을 바친다> 인간은 서로에게 신을 바친다 많은 이별을 겪다 보면 사랑이 이제 우리의 외곽일 뿐인 시간이 온다 내면이라니 제 속만 헤집느라 상한 그 동굴 속 박쥐들처럼 흉터가 거꾸로 맺히고 살갗이 조금이라도 쓰라리면 마음의 사도들이 경을 왼다 한 생의 물혹이 몸에 머무는 동안만 착오한다 밤의 언저리 성운은 월식으로 흐르는 열외의 구름 작고 무거운 종들은 바깥의 가장자리만 가진 탓에 흩어지지 못한다 다 흩어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함부로 마주 보아선 안된다 서로의 사악함을 알고도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미친 자들의 눈 눈의 유해(遺骸) ―이이체 【산책】 많은 이별을 겪다 보면 사랑이 이제 우리의 외곽일 뿐인 시간이 온다 쉽게 말해 많이 차이다 보면 사랑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 같아진다. 외곽, 나의 존재 밖, 그곳.. 2022. 5.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