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귀는 위험하다#귀#말#무기#1 [명시 산책] 이성복 <귀는 위험할 수밖에> 귀는 위험할 수밖에 그러니 창을 닫고 바람 소리를 듣는 대신 바람 부는 모습이나 바라보리라 ―로버트 프로스트, 「이제 창을 닫고」 눈은 감고 뜰 수 있지만, 귀는 감고 뜨지 못한다. 사막의 낙타는 코를 열고 닫는다지만, 귀까지 열고 닫는다는 말은 없다. 귀는 쫑긋 세우거나 다소곳이 모을 뿐, 소리가 불쾌할 때는 손가락으로 틀어막는다. 귀를 감고 뜰 수 없다는 건, 감고 뜰 수 있는 눈보다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 하지만 귀를 찢는 아이 울음소리로 첨단 무기를 만드는 걸 보면 귀는 눈보다 덜 위험하지 않다.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제 목숨 끊을 수도 있으니, 귀는 위험할 수밖에. 스스로 열고 닫을 수 없으니, 귀는 더 위험할 수밖에. ★ 부모의 말 한 마디에 죽을 마음을 먹는 아이들도 있고, 연인의 말 한 .. 2020. 1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