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이 안#바깥#1 이병률 <이 안> 이 안 혹시 이 안에 계시지 않습니까? 나는 안에 있다 안에 있지 않느냐는 전화 문자에 나는 들킨 사람처럼 몸이 춥다 나는 안에 살고 있다 한시도 바깥인 적 없는 나는 이곳에 있기 위하여 온몸으로 지금까지 온 것인데 문자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혹시 여기 계신 분이 당신 맞습니까 나는 여기 있으며 안에 있다 안쪽이며 여기인 세계에 붙들려 있다 나는 지금 여기 있는 숱한 풍경들을 스치느라 저 바깥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여기 있느냐 묻는다 삶이 여기에 있으라 했다 ―이병률 【산책】 하이데거는 인간이 탈구된 상태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탈구, 몸의 일부가 몸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를 말한다. 멀쩡한 사람이 왜 탈구가 되었다고 말하는가. 인간의 정신이 어느 순간, 어느 상황에서는 자신의 바깥에 있는 것을 말한다... 2020. 7.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