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사람#선인장#가시#사막#1 [명시 산책] 이병률 <사람> 사람 사람이 죽으면 선인장이 하나 생겨나요 그 선인장이 죽으면 사람 하나 태어나지요 원래 선인장은 널따란 이파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것이 가시가 되었지요 찌르려는지 막으려는지 선인장은 가시를 내밀고 사람만큼만 살지요 아픈 데가 있다고 하면 그 자리에 손을 올리는 성자도 아니면서 세상 모든 가시들은 스며서 사람을 아프게 하지요 할 일이 있겠으나 할 일을 하지 못한 선인장처럼 사람은 죽어서 무엇이 될지를 생각하지요 사람은 태어나 선인장으로 살지요 실패하지 않으려 가시가 되지요 사람은 태어나 선인장으로 죽지요 그리하여 사막은 자꾸 넓어지지요 ―이병률 【산책】 사람이 숨어 있으면 고슴도치와 같다고 말한다. 선인장은 고슴도치와 같이 가시를 가지고 있지만 움직이지 않아서 더 고요하다. 가시! 찌르려는지 막으려는지 .. 2020. 7.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