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성 #직업의 세계#하녀#바닥#장소#직업1 [명시 산책] 이기성 <직업의 세계> 직업의 세계 하녀는 직업일까 하녀는 목을 매달고 싶을까 세계엔 닦아야 할 바닥과 바닥이 있고 넘치도록 그것은 있고 하녀는 몸이 뜨겁고 뚱뚱한 침이 흐르고 고개를 숙이고 외로운, 검은 바닥을 닦는다 겨울이 와도 혁명이 일어나도 저 광활한 바닥의 고독을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그곳을 하녀의 내부에는 무엇이 자랄까 오래된 거울처럼 반짝임을 잃은 그곳에서 목을 매달고 싶을까 재처럼 부드러워지고 싶을까 세계엔 닿지 않는 바닥과 또 바닥이 있고 무한히 넓어지고 세상에서 가장 일찍 일어난 하녀가 문을 두드린다 차가운 호의처럼 햇빛이 마구 쏟아지는 아침에 ―이기성 【산책】 세상 아름답고 슬픈 시이다. 아픈 시이다. 차가운 호의처럼 햇빛이 마구 쏟아지는 아침에 하나님은 악인에게도 햇빛과 비를 내려주신다. 그러므로.. 2022. 6.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