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국경#여성민#정글#국경#손#존재#사건1 [명시 산책] 여성민 <연애의 국경> 연애의 국경 정글은 손과 손 사이에 있다 내가 너에게 손을 내밀 때 사실은 뿌리를 내미는 것이다 대개 잠복기를 갖지만 잠복기 없는 케이스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정글은 순식간에 확장된다 이때 국경이 발생한다 국경은 외부에 있지 않다 정글의 국경은 정글의 내부에 있다 국경은 생태학적으로나 지리학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손과 손이 맞닿는 순간의 일 그러니까 정글의 국경은 사건이다 언젠가 한번 정글을 여행한 적이 있다 정글을 걸으며 사람의 몸에서 먼저 사라지는 것은 말이다 우리는 느낌을 확장한다 뿌리를 더듬으며 걷지만 뿌리를 내리지는 않는다 손을 내밀어 서로의 국경을 더듬는다 그러니까 연애는 국경과 국경이 만나는 일이다 네 쪽으로 국경을 확장하는 일이다 나도 너처럼 정글의 빗소리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2023. 7.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