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분#임솔아#단추#얼굴#머리#심장#삶과죽음#1 [명시 산책] 임솔아 <여분> 여분 우두둑, 뜯어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내 머리가 떨어져 바닥을 굴러다니다가 사라졌고 나는 죽었구나 그랬는데 얼마나 더 여분의 목숨이 남아 있을까. 차가운 무릎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면 무릎이 녹아내린다. 무릎이 사라져간다. 사라지고 있는데 살 것 같다. 나를 살게 하는 것들과 나는 만나본 적이 없다. 내 심장은 어떻게 생겼을까. 빨갛고 예쁠까. 무릎에 눈꽃이 피고 있다. 코트를 열어 무릎을 집어넣고 감싼다. 코트 안쪽에 달려 있는 여분의 단추에 나와 닮은 얼굴이 있다. 까맣고 동그랗구나 했는데 ―임솔아 【산책】 코트에서 단추 하나가 떨어졌다. 혹은 한꺼번에 여러 개가 우두둑. 눈 코 입 다 뚫려 있고, 내 얼굴과 닮았다. 코트에서 단추들이 다 떨어지고 나면.. 2022. 5.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