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머중#길병민#시간을 마중하다#창작시#1 [창작시] 시간을 마중하다 시간을 마중하다 ―길병민 노래를 들으며 문득 새벽 두 시에 깨어나 그는 피아노 치는 형을 불러내 노래를 부르러 갔다 그는 늘 노래가 아니라 울음을 불렀다 야수처럼 맹수처럼 사람이 아닌 것처럼 그의 노래는 너무 치명적이어서 자기 자신의 가슴을 찢었다 불행하다는 것은 천국이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외부로부터 들이닥치는 부당한 고통과 불행을 아무에게도 호소하지 않고 삼킬 때 타인에게 치료제가 되었다 고통만이 인간이 신보다 위대해지는 순간이다 청춘시절 서울의 외곽은 어두웠고 추억을 파는 것은 비겁한 자의 변명일 뿐 과거는 미래를 위한 알리바이가 아니다 그는 노래할 뿐 그는 침묵할 뿐 이유를 알 수 없는 타인들이 그의 찢긴 가슴을 엿보며 경이에 휩싸여 정신을 잃는다 시간은 망각되지도 되찾을 수도 두.. 2023. 3.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