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푸르른날#초록#단풍#송창식#1 [명시 산책] 서정주 <푸르른 날> 푸르른 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네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산책】 우울하고 울적하고 쓸쓸하고 어두컴컴한 가을날에는 말고, 햇살이 쨍하고, 하늘이 푸르고, 날씨가 청명한, 그런 푸르른 날, 짙푸르는 날, 푸름이 짓무르는 날, 그런 날에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그리움이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게. 원망도 후회도, 아무런 기대도 없이 그냥 그대로 그리워하자. 한 사람을 그냥 그의 존재만으로 그리워하자. 어떤 사연이나 스토리나 인생사, 다 묻고 그 사람만으로 그리워하자. 그때 그.. 2020. 12.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