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승#아름다운 폐인#폐인#호모사케르#조르조 아감벤#반성#1 김영승 <아름다운 폐인 > 아름다운 폐인 나는 폐인입니다 세상이 아직 좋아서 나 같은 놈을 살게 내버려 둡니다 착하디 착한 나는 오히려 너무나 뛰어나기에 못 미치는 나를 그 놀랍도록 아름다운 나를 그리하여 온통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나를 살아가게 합니다 나는 늘 아름답습니다 자신있게 나는 늘 아름답습니다 그러기에 슬픈 사람일 뿐이지만 그렇지만 나는 갖다 버려도 주워 갈 사람 없는 폐인입니다 ―김영승 【산책】 김영승의 반성 시편들을 읽어본 독자라면 다 알 수 있다. 그의 시가 얼마나 다른가를. 기존의 시들이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면 그의 시들은 아름다움의 이면을 노래하고 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삶의 진실을 노래한다. 아니, 오히려 추하고 볼썽사납고, 보기 민망한 것들을 꺼내 들고 아름다운 시라고 우기기까지 한다. 에서는 자기 자.. 2020. 6.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