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개여울#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개여울에 나와 앉아서#1 [명시 산책] 김소월 <개여울> 개여울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 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김소월 【산책】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시는 첫 구절에서 이미 모든 것을 말하는 경우가 있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이렇게 치명적인 첫 구절을 본 적이 있는가. 요즘 말로 바꾸면 “도대체 넌 왜 그러니?” “넌 뭐 땜에 그러는 거니?” 이쯤 될 수 있겠다. 이런 일상적인 말도 시가 될 수 있다? 아니다. 오직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이렇게 써야만 시가 된다. 사랑하는 당신, 당신은 왜 내 마.. 2020. 9.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