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비#페르난두 페소아#1 [명시 산책] 페르난두 페소아 <기울어진 비> 기울어진 비 1 무한한 항구에 대한 내 꿈이 이 풍경을 가로지르고 부두에서 멀어지면서 수면에 그림자로 햇빛 비치는 저 오래된 나무들의 잔상을 끌고 가는 거대한 배의 돛들로 꽃들의 색깔은 투명하다…… 내가 꿈꾸는 항구는 그늘지고 창백하고 이 풍경은 이쪽을 비추는 햇살로 가득하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서 오늘의 태양은 그늘진 항구 그리고 항구를 떠나는 배들은 햇볕을 받는 나무들…… 이중으로 해방되어, 나는 아래의 풍경을 떨쳐버렸다…… 부두의 그림자는 깨끗하고 평온한 길 마치 벽처럼 세워지고 일어나는 그리고 배들은 나무 둥치들 속을 지나간다 수직으로 수평으로, 잎사귀들 사이로 닻줄을 하나씩 물속에 떨어뜨리며…… 내가 누구를 꿈꾸는지 나도 모른다…… 갑자기 항구의 바닷물이 전부 투명하다 그리고 나는 바닥을 본다.. 2020. 11.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