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아폴리네르 #황혼#저녁#별#석양#노을#어릿광대#마술사#1 [명시 산책] 기욤 아폴리네르 <황혼> 황혼 ―마리 로랑생 양에게 해 저무는 초원 위에 죽음의 그림자 스쳐가고 한 여자 곡예사가 옷을 벗은 채 연못 속에 제 모습을 비춰 보네 황혼녘의 돌팔이 의사는 한판 벌어지는 마술로 허풍을 떨고 침침한 하늘엔 총총히 박혀 있네 우윳빛 같은 창백한 별들이 하얗게 분장한 어릿광대 단 위에 올라가 관중들에게 인사하네 방랑길에서 돌아온 요술쟁이 또한 요정과 마술사 팔을 벌려 별 한 개 떼어내서 그는 어루만진다 또한 목매단 사람이 두 발로 박자 맞춰 심벌즈를 꽝꽝 울리네 맹인이 예쁜 아이를 달래고 사슴은 새끼들과 함께 지나가고 난쟁이는 슬픈 표정으로 쳐다보네 키 큰 어릿광대가 더욱 커지는 것을 ―기욤 아폴리네르 Guillaume Apollinaire (프랑스, 1880-1918) 【산책】 저녁은 불안한 시간이다. .. 2020. 9.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