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하#빈들#빈자리#충만#신#절대#존재#시몬 베유#빈자리#1 [명시 산책] 고진하 <빈들> 빈들 늦가을 바람에 마른 수숫대만 서걱이는 빈들입니다 희망이 없는 빈들입니다 사람이 없는 빈들입니다 내일이 없는 빈들입니다 아니, 그런데 당신은 누구입니까 아무도 들려 하지 않는 빈들 빈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당신은 ―고진하 【산책】 가을걷이가 끝난 빈 들판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느낌)이 드는가? 빈들엔 바람만이 불어왔다가 머물지도 않고 흘러간다. 여름과 가을, 그렇게 풍성했던 벌판이, 푸르고 생명력 넘치던 들판이 지금이 마치 아무것도 없었던 양 텅 비어 있다. 그런 빈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텅 빈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에도 빈자리가 있고, 구멍이 뚫려 있는 것 같고, 황량하고 고독하다. 어쩌면 당신도, 우리들 모두 마음에 빈곳이 있고, 아픔이 있고, 슬픔이 있고, 고통과 불행을 겪으.. 2022. 12.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