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가을#게오르그 트라틀#고독자의 가을#1 [명시 산책] 게오르크 트라클 <고독자의 가을> 고독자의 가을 어두운 가을이 가득 품고 돌아오는 열매와 풍요, 이는 누렇게 바래버린, 아름다웠던 여름날의 광채. 순결한 푸름이 퇴락한 껍데기에서 튀어나오고; 새들의 비행에서는 오래된 전설의 소리가 난다. 포도주는 이미 빚어졌으니, 부드러운 고요는 어두운 물음들에 대한 조용한 답변으로 충만하다. 그리고 여기저기 외딴 언덕에 꽂혀 있는 십자가; 붉은 숲에서 양 떼 하나가 길을 잃는다. 구름은 호수의 거울을 스치며 지나가고; 농부의 차분한 몸놀림 또한 쉬고 있다. 아주 조용히 저녁의 푸른 날개가 어루만지는 메마른 초가지붕, 시커먼 흙. 머지않아 피로한 자의 눈썹에 별들이 둥지를 튼다; 서늘한 방에는 고요한 만족감이 찾아들고 천사들이 저버리는 푸른 눈들은 부드럽게 고통받는 연인들의 것. 갈대밭을 스치는 바람; .. 2022. 11.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