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아내#거룩#정치#죄#악#선#인격#1 [짧은 소설] 거룩한 아내 거룩한 아내 “그저 착하게 사는 게 가장 나은 인생이라면 이것 참 내 인생도 별 볼품이 없네.” 하고 아내가 말했다. 그는 가끔 아내가 심오한 말을 뱉으면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곤 했다. 세상에는 인생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않거니와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아내는 몇 년 전부터 신앙에 귀의해서 바이블 스터디에 열심을 내고 있었다. 대개 신앙생활을 하면 성경구절이나 교리 등을 읊기 마련인데 아내는 자기가 깨달은 것을 뜬금없이 내뱉곤 했다. “하나님이 그냥 착한 사람으로 살라고 하시네. 좀 시시하지 않아?” 그러나 아내의 말 속에는 착하게 사는 것은 결코 시시하지 않고, 제발 착하게 살아라, 하고 K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요즘엔 착하다는 말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2020. 7.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