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산책#김소월#못 잊어#그리워#살뜰히#한긋#떠지나요#길병민#1 [명시 산책] 김소월 <못 잊어> 못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어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김소월 【산책】 역설paradox이란 자기가 말하는 것과 속마음이 다를 때 쓰는 말이다. 어떤 부모가 자식에게 이놈아 나가 죽어라, 라고 말할 때 과연 나가 죽으라는 게 속마음일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부모는 그 자식에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너는 왜 내 뜻을 거스르니? 만약 그런 식으로 살다가 네가 죽으면 내 마음은 찢어져 죽을 거야, 하고 (속으로) 말하는 것이다. 김소월의 시는 역설로 가득 차 있다. 당신이 떠나도 죽어도 눈물을 흘리지.. 2022. 5.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