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이영주#등#쓰담쓰담#토닥토탁#추운 사람들#1 [명시 산책] 이영주 <교회에서> 교회에서 우리가 등밖에 없는 존재라면 온 존재를 쓸어볼 수 있다 우리는 왜 등을 쓸어내리면서 영혼의 앞 같은 것을 상상할까 등을 만지면 불씨가 모여 있는 것처럼 따뜻하다고 생각했어 너는 의자에 앉아 있다 구부린 채 도형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 형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 때문에 등은 점점 더 깊어진다 이렇게 하면 붉은 동그라미밖에 남질 않는데 그렇다면 마음의 형식이라는 것이 네 등에 얼굴을 묻으면서 불처럼 타오르고 무너지는 네 안으로 들어가 흩어지는 영혼 앞부분으로 번져가는데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알 수가 없어서 함께 불탄 것이겠지 누군가가 내 등에 기름을 흘린다 몸을 구부리고 눈물을 흘리면 오래 묵은 기름 냄새가 난다 어른은 죽는다는 것이다 죽지 않으면 어른이 될 .. 2022. 5. 26. 이전 1 다음